JOURNAL / BRAND

브랜드는 제품보다 먼저 무엇을 만들어야 할까?|제품이 없어도 시작되는 브랜드의 기준

BY MellieLabs
제품 출시 전에 문제의식과 고객, 변화, 선택 기준을 정리하는 브랜드 기획 노트

제품이 아직 없어도 브랜드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것은 로고나 패키지가 아니라, 누구의 어떤 생활을 바꾸고 싶은지에 대한 문제의식과 선택 기준입니다. 제품보다 먼저 정리해둘 브랜드의 핵심 기준을 살펴봅니다.

브랜드는 제품보다 먼저 무엇을 만들어야 할까?

제품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면 브랜드를 만들기에는 너무 이른 걸까요?

브랜드를 준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는 것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로고를 만들고, 색상을 정하고, 패키지를 상상하고, SNS 계정을 만들고, 어떤 제품을 판매할지 고민합니다.

이 모든 것은 브랜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제품이 아직 없는 단계라면 그보다 먼저 만들어둘 것이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어떤 선택을 하는 브랜드인가?” 라는 기준입니다.

제품이 없을 때 브랜드가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앞으로 수많은 선택을 할 때 돌아갈 수 있는 판단의 기준일지도 모릅니다.

브랜드를 먼저 만든다는 것은 로고를 먼저 만든다는 뜻이 아니다

제품보다 브랜드를 먼저 만든다고 하면 흔히 브랜딩 디자인을 먼저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브랜드명, 로고, 컬러, 폰트, 패키지. 물론 이런 시각 요소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직 무엇을 만들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각적인 요소만 먼저 완성하면 나중에 제품과 브랜드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예쁜 로고는 만들었는데, 왜 이 브랜드가 존재하는지는 설명하기 어렵고, 제품이 하나 추가될 때마다 방향이 달라지고, SNS 콘텐츠도 매번 무엇을 올려야 할지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품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브랜드의 외형보다 브랜드의 기준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1.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부터 적어본다

브랜드의 시작점에는 종종 작은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왜 이건 이렇게 복잡하지?”

“왜 이런 선택지밖에 없지?”

“왜 다 비슷하지?”

“나는 왜 이걸 계속 포기하지?”

완성된 사업 아이디어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상태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는가입니다. 브랜드의 문제의식이 명확하면 이후 제품을 만들 때도 기준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관리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한 것이 싫다.”

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브랜드라면,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마다

“이 제품은 사용자의 판단 부담을 정말 줄이고 있는가?” 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제품보다 먼저 만들어야 할 첫 번째 것은 결국 문제에 대한 자기만의 관점입니다.

2. 누구의 생활을 보고 있는지 정한다

브랜드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초기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제품의 기준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연령이나 성별보다 어떤 생활 상태에 있는 사람을 보고 있는지 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30대 여성” 보다 “식물이 있는 공간은 좋아하지만 관리에는 자신이 없는 사람” 이 훨씬 구체적인 브랜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나이보다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 있고, 어디에서 귀찮음을 느끼고,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면 제품과 콘텐츠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3. 무엇을 팔 것보다 어떤 변화를 만들지 정한다

제품이 아직 없을 때는 “우리는 무엇을 팔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른 질문에는 답할 수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를 경험한 사람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으면 좋겠는가?”

이 질문은 제품보다 오래갑니다. 제품은 바뀔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나의 제품이었다가, 서비스가 생길 수도 있고, 콘텐츠가 생길 수도 있고, 프로그램이나 다른 상품군으로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만들고 싶은 변화가 명확하다면 확장하더라도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상품명이 아니라 변화의 문장입니다.

4. ‘우리는 하지 않을 것’을 정한다

브랜드의 기준은 무엇을 할지에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엇을 하지 않을지 정할 때 더 선명해질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유행한다는 이유만으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 지역성을 단순 장식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 사용법이 지나치게 복잡한 경험을 만들지 않는다.

· 브랜드와 연결되지 않는 상품을 무작정 늘리지 않는다.

· 보기 좋은 이야기만 있고 실제 사용가치가 없는 제품은 만들지 않는다.

이런 문장이 있다면 새로운 기회가 들어왔을 때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돈이 될 것 같은데 해볼까?” 보다 “이 선택은 우리 브랜드의 기준 안에 있는가?” 를 먼저 묻게 됩니다. 이것이 제품보다 먼저 만들어둘 수 있는 브랜드의 경계입니다.

5. 같은 질문에 비슷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가 막 시작됐을 때는 모든 것이 계속 바뀝니다.

소개문구도 바뀌고, 홈페이지도 바뀌고, 제품 방향도 조금씩 수정됩니다.

변화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초기 브랜드라면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몇 가지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은 점점 일관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우리는 왜 시작했는가?

·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 어떤 문제를 중요하게 보는가?

· 어떤 가치를 만들고 싶은가?

· 왜 이 지역에서 시작했는가?

이 질문을 홈페이지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SNS에서는 전혀 다르게 말하고, 교육자료에서는 또 다르게 말한다면 브랜드를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제품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완벽한 문장이 아니라 반복해서 설명할 수 있는 핵심 언어입니다.

6. 콘텐츠는 제품이 나오기 전부터 브랜드의 증거가 될 수 있다

제품이 없을 때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시기에는 브랜드가 무엇을 관찰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왜 이 문제를 중요하게 보는지, 어떤 지역을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생활의 불편함을 발견했는지, 제품을 준비하며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이런 기록이 쌓이면 나중에 제품이 등장했을 때 “갑자기 이런 제품을 만든 브랜드” 가 아니라 “계속 이런 문제를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이 제품을 만든 브랜드” 가 됩니다.

제품 출시 전의 콘텐츠는 홍보자료라기보다 브랜드의 생각이 실제로 축적되어 왔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7. 제품 후보가 생기면 브랜드 기준에 통과시켜본다

브랜드의 기준을 먼저 만들어두면 제품 아이디어가 생겼을 때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제품 후보가 생겼다면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 이 제품은 우리가 중요하게 보는 문제와 연결되는가?

· 우리가 보고 있는 사람의 생활에서 실제로 필요한가?

· 우리가 만들고 싶은 변화와 연결되는가?

· 우리 브랜드가 아니어도 아무 상관 없는 제품은 아닌가?

· 제품이 출시됐을 때 왜 우리가 이것을 만들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계속 답하기 어렵다면, 좋은 제품 아이디어일 수는 있어도 우리 브랜드의 제품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의 역할은 아이디어를 계속 만들어내는 것만이 아니라 수많은 아이디어 중 무엇을 선택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브랜드는 하나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될 수 있다

브랜드를 로고와 제품의 조합으로만 보면 제품이 나오기 전에는 브랜드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를 “우리가 어떤 문제를 보고, 어떤 가치를 선택하며, 어떤 방식은 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시스템” 이라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제품이 없어도 이 기준은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제품이 나오기 전에 만들어두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면 가격, 원가, 판매, 유통, 고객 반응 같은 현실적인 판단이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때 돌아갈 기준이 없다면 눈앞의 기회에 따라 브랜드 방향이 쉽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MellieLabs는 무엇을 먼저 만들고 있을까?

멜리랩스(MellieLabs) 역시 제품만 먼저 완성하는 방식보다 어떤 생활을 바라볼 것인지, 지역을 어떤 관점으로 해석할 것인지, 어떤 경험을 만들고 싶은지 를 함께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 개발과 동시에 JOURNAL을 통해 식물생활, 로컬, 아이디어 발견, 브랜드에 대한 관점을 계속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은 제품을 설명하기 위한 광고문구를 미리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앞으로 제품이나 콘텐츠를 만들 때 “이 선택이 멜리랩스다운가?” 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축적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제품보다 먼저 만들어볼 수 있는 브랜드의 6가지 기준

정리하면 제품이 아직 없더라도 아래 여섯 가지는 먼저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기준질문
문제의식우리는 무엇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가?
사람누구의 어떤 생활을 보고 있는가?
변화그 사람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경계우리는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언어우리를 어떤 문장으로 반복해서 설명할 것인가?
선택 기준새로운 아이디어가 우리 브랜드에 맞는지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이 여섯 가지는 완벽하게 확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 기준 없이 제품부터 만드는 것과, 임시라도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제품을 만드는 것은 그다음 선택에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제품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준이 제품을 선택하게 한다

제품이 잘 만들어지면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좋은 제품은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증거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제품 하나가 성공했다고 해서 그다음 제품의 방향까지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브랜드가 있어야 “다음에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 뿐 아니라 “무엇은 만들지 않을 것인가?” 까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보다 먼저 만들어야 할 것은 거창한 브랜드 세계관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더 단순합니다.

우리는 누구의 어떤 문제를 보고 있으며,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고,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에 조금씩 답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제품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는 브랜드의 첫 기준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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